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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11.30 [Review] 맹크(Mank, 2020)
  2. 2015.04.09 [News] 소니, 밀레니엄 속편에 대해 논의중?

[Review] 맹크(Mank, 2020)

movies 2020. 11. 30. 23:05 |

국내개봉 후 먼저 본 일반관객들의 지루하다는 평들이 좀 보이길래 넷플릭스에 뜰 때까지 기다릴까 고민도 많이 했네요, 실화 소재라는 점에서 '조디악'처럼 덤덤하게 일대기를 보여주는 형식이면 어쩌나 걱정이 앞섰습니다. (핀처 영화 중 유일하게 재미없게 본 영화였습니다...) 그래도 핀처의 신작인데 이왕이면 극장에서 보자란 생각으로 내리기전에 얼른 보고 왔습니다.

 하지만 보고난 영화는 무척 만족스러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핀처 커리어에서 톱3에 꼽아도 아깝지 않은 영화예요. 일단 맹크라는 주인공 자체가 괴짜 달변가라 지켜보기 참 재밌는 인물이예요. 여기에 주변의 마리온 데이비스,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 루이스 B. 메이어, 오슨 웰스까지 개성 넘치는 주변인물들도 더해지면서 서로간에 주고받는 티키타카가 개인적으로 취향저격이었습니다. 장르팬으로서 고전 스크루볼 코미디를 보는 듯한 느낌이어서 전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화면이나 사운드, 편집 등이 고전영화(그 중에서도 '시민 케인')의 형식만 따랐을 뿐 핀처의 전작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빠른 페이스로 진행되는 점도 좋았습니다. '소셜 네트워크'나 '나를 찾아줘' 등과 마찬가지로 핀처 영화 특유의 '리듬'도 살아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쿠엔틴 타란티노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와 마찬가지로 관객들의 사전지식을 전제로 깐 감상을 요구한다는 점입니다. 전 이런 류의 영화를 선호하진 않는 편입니다. 개인적으로 사전지식의 유무와 무관하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영화가 더 좋은 영화라 생각합니다. 특정 시대를 배경으로 하거나,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했어도 배경지식과 무관하게 재밌게 만든 영화가 많기도 하구요. 각설하고 '맹크'로 돌아가자면, '맹크'는 오슨 웰스 감독의 '시민 케인'을 보지 않았다면 절대로 100% 즐길 수 없는 영화입니다. '시민 케인'의 내용이 영화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건 아니지만, 영화의 굵직굵직한 사건 하나하나가 주인공 맹크의 '시민 케인' 각본 집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를 보는 재미 자체가 이 사건이 '시민 케인'의 이 내용에 영감을 주었구나식으로 연결짓는데서 비롯되는 점도 있구요. 두 영화를 오가며 마지막 완성된 퍼즐을 보고 감탄할 수 있을 때 진가가 드러나는 영화기도 합니다. 감독 본인도 그걸 의도한 것 같구요. 주인공이 겪는 창작적 사투의 결과물로서 '시민 케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알고 보느냐 모르고 보느냐는 천지차이입니다.

 문제는 '시민 케인'이 고전영화의 걸작으로 칭송받긴하나 현시점에서 볼 때는 큰 재미를 주는 작품은 아니란 점입니다. 저도 '맹크' 보기전에 억지로 꾸역꾸역 감상했는데 두 번이나 조는 바람에 무려 세 번째 도전에서야 겨우 다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봐도 세련된 테크닉을 구사하는 영화지만, 재미면에선 충분히 호불호가 갈릴 수 있기에 진입장벽이 꽤 높다고 생각됩니다. '시민 케인'의 진입장벽이 높다는 말은 고로 '맹크'의 진입장벽이 높다는 말이나 다름 없기에, '맹크'는 이전 핀처영화들과 달리 상당히 어려운 영화가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그 장벽만 뛰어넘는다면 '맹크'는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영화입니다. 이전 핀처 영화들을 채웠던 차갑고 냉소적인 감성에서 벗어나 따뜻한 시선으로 인물들을 바라본다는 점도 신선합니다. 전작들에서 인물들이 핀처 특유의 완벽주의 무대 위에서 장기말처럼 움직였던 것과 달리 '맹크'에서 헐리웃 영화 산업의 무심한 일원이었던 주인공이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성장하는 서사는 분명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이후로 가장 인간미 넘치는 핀처 영화가 아닌가 싶어요.

 누구에게나 추천하긴 힘든 영화지만, 고전영화팬들이라면 필히 관람해야만 하는 영화이며, 그렇지 않더라도 영화에 대한 사랑이 충만하신 분들껜 '시민 케인'과 함께 한 번쯤 (세트로) 도전해볼만한 영화입니다. 극장에서 볼 수 있다면 금상첨화구요.



P. S.: '시민 케인' 외에도 찰스 댄스가 연기하는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란 인물에 대해 알고가는 것도 감상에 도움이 됩니다. 그가 개입했던 프랭크 메리엄과 업튼 싱클레어의 주지사 선거에 관한 내용도 함께 알고 있으면 더욱 좋구요. 관람전에 간단히 검색해보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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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개봉된 이후 깜깜무소식이었던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의 속편들에 대한 새로운 계획이 소니 픽쳐스에서 상의중이라는 정보입니다. 데이빗 핀처가 감독을 맡고, 루니 마라, 다니엘 크레이그가 주연을 맡아서 화제를 모았었는데, 정작 흥행에서 미적지근한 성적을 내버려서 속편 제작이 보류상태였었죠.

 속편 제작에 대해선 1편의 개봉이후 여러 말이 있었는데, 작년, '나를 찾아줘' 홍보 인터뷰에서, 핀처감독은 속편의 각본은 원작과는 매우 다를것이란 평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당시 핀처 감독은 소니가 밀레니엄 판권 구입과 각본에 어마어마한 돈을 들였다면서 그냥 흘려보낼 프로젝트는 아니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속편의 각본은 1편과 마찬가지로 스티븐 자일리언이 집필.) 한편, 올해 루니 마라는 인터뷰에서 밀레니엄 속편은 제작되지 않을 것 같다며 유감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배우, 감독의 말이 엇갈리는 가운데, 밀레니엄 원작 시리즈의 새로운 속편이 올해 전세계 출간을 앞두게 되었습니다. 원작자 스티그 라르손은 심장마비로 사망해서 시리즈의 4편, 'The Girl in the Spider's Web'은 출판사가 모색한 새로운 작가에 의해 집필되었습니다. (여담으로, 라르손의 사실혼 관계에 있었던 에바 가브리엘손은 이에 대해 멍청한 선택이었다며 맹비난. 그녀는 라르손이 사망전 집필에 두었던 4편의 미완성본을 갖고있습니다. 하지만, 라르손의 가족들과 판권관련 소송에 휘말리면서 출판까진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소식에 의하면, 소니픽쳐스는 이미 이 새로운 속편의 판권을 이미 확보한 상태고, 밀레니엄 시리즈의 영화화를 다시한번 논의중이라고 합니다. 기존 시리즈의 '밀레니엄 :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와 '밀레니엄 : 벌집을 발로 찬 소녀'​를 한편으로 제작하고, 신작, 'The Girl in the Spider's Web'을 3편으로 내놓는 새로운 트릴로지를 계획중이라네요. 본래, 기존 시리즈의 2, 3편을 한편으로 만드는 것은 핀처 감독도 이미 자일리언의 각본에서 언급했던 것으로 새로울 것은 없지만 (자일리언의 각본을 그냥 그대로 쓴다는 거겠죠.), 신작 속편을 영화화한다는 것은 기존 스웨덴판 밀레니엄 트릴로지와 할리우드 시리즈를 차별화시킬 수 있는 좋은 전략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전편의 프로듀서였던 에이미 파스칼(전 소니 CEO)이 여전히 영화의 프로듀서로 남아있는 가운데, 자일리언의 완성된 속편 각본을 그녀가 맘에 들어하지 않아서 제작을 미뤘다는 루머도 있어서 새로운 밀레니엄 트릴로지가 제작될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 미지수입니다. 주연 배우인 루니 마라와 다니엘 크레이그는 전편 출연당시 속편 출연 계약까지 맺은 상태라 제작이 확정된다면 돌아오겠지만, 핀처 감독일 경우는 속편 연출을 다시 맡을지는 의문입니다. 차기작 스케줄도 있는 상태고, 바빠서 가능성이 낮지않나 싶어요.

 개인적으로 헐리웃판도 상당히 맘에 들어서 속편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는데, 될 수 있으면 제작되면 좋겠습니다.. 신작, 4편은 출간도 전인데 예약판매량도 준수하고 전작빨을 좀 받을 것 같다네요. 4편 소설이 성공하면, 확실히 소니에서도 소설의 성공을 두고만 보고 있진 않겠지요...


출처; THR http://www.hollywoodreporter.com/news/will-new-dragon-tattoo-book-786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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