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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1.11 [Review] 얼라이드(Allied, 2016)

 얼라이드는 겉보기에 실패할 수 없는 드림팀같은 영화입니다. 로버트 저메키스라는 베테랑 감독과 브래드 피트라는 걸출한 스타, 2차 세계대전과 스파이, 사랑 이야기까지 뭐 하나 빠지는 요소가 없단 말이죠. 하지만 완성된 결과물은 너무나도 안이하고, 뻔하기 그지 없습니다. 따로따로 떼어서 보면 매력적인 재료들이었는데 정작 모아놔 보니 균형이나 비율이 하나도 안 맞는거죠.

 전개가 지나치게 빠르고 편집이 뚝뚝 끊어져 몰입이 힘든 영화입니다. 스파이물의 완성은 자고로 서스펜스인데, 얼라이드는 긴장감을 쌓아올리려는 차에 사건이 전환되기 일쑤입니다. 마치 요약판 영상을 보는 듯한 인상때문에 캐릭터들의 감정선도 잘 이어지지 않아요. 두 주인공의 사랑이 쌓여가는 과정을 너무 간략화하다보니 모로코 작전을 끝낸 맥스의 갑작스런 프러포즈는 뜬금없게 느껴집니다. 두 주인공의 사랑에 대한 공감과 감정이입이 힘들어지니 이후 마리엔이 스파이로 의심받는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관객이 느끼는 긴장감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요. 기반이 되야할 사랑묘사가 약해지니 영화 전반이 흔들립니다. 포레스트 검프, 캐스트 어웨이같은 영화에서 관객들이 캐릭터와 하나되어 함께 웃고 울게 만들었던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전성기를 생각하면 감을 잃은건가 싶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라이드가 재밌는 영화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소재의 배치는 진부할 지 몰라도 소재 자체가 지닌 매력은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새로움이 없을지언정, 노련한 베테랑 감독의 작품답게 어느정도 만듦새가 보장된 영화기도 하구요. 장르팬으로서 기대치를 낮추고 보면 얼라이드는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오락물입니다. 하지만 굳이 극장에서 봐야만할 이유는 쉽사리 찾기 힘든 영화이고, 잊혀지기 십상이란 점은 염두에 두시길 바랍니다.

 

+ P. S. : 브래드 피트는 여전히 잘 생겼고 멋있지만 마리옹 꼬띠아르와 비교했을 때 나이가 들어보이는건 어쩔 수 없더군요. 아무리 생각해도 브래드 피트보단 젊은 3,40대 배우를 써야했습니다. 스타파워가 아무리 좋아도 그렇지... 아, 야속한 세월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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