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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7.23 [Review]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Mission Impossible - Fallout, 2018)

 CG의 발전과 함께 최근 헐리웃 블록버스터물의 액션은 점점 CG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그러한 유행을 오히려 거스르고 있다는 점에서 확실히 차별화 지점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3년 만의 신작인 폴아웃 역시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아이덴티티라 볼 수 있는 현장감 넘치는 액션이 단연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오토바이 체이스나 격투처럼 기본적인 액션부터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에서만 즐길 수 있는 헤일로 점프나 헬리콥터 액션씬까지 눈을 뗄 수 없는 액션 스퀀스의 향연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액션 시퀀스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장면도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데는 전적으로 주연배우, 톰 크루즈의 공이 큽니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역시 CG프리-블록버스터는 아니지만, 그래도 주연배우가 대부분 액션 스턴트를 직접 소화해내고 있다는 점은 확실히 다른 블록버스터들과 이 영화를 차별화해주고 있습니다. 주연배우의 스턴트 대역을 가리지 않아도 되니 확실히 촬영면에서 자유롭고, 관객들의 코 앞에서 펼쳐지는 듯한 생생한 현장감 연출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현장감의 절정을 찍는 장면이 후반부 헬리콥터에서 펼쳐지는 액션씬입니다. 의도적으로 '영화적'인 연출을 배제한 덕에 이 시퀀스는 거의 다큐멘터리에 가깝다 싶을 정도로 '생(生)'영상처럼 느껴집니다. 고스트 프로토콜 이후 계속해서 아이맥스 포맷을 고집하는 것도 이 시리즈가 추구하는 생생한 현장감이 아이맥스의 넓은 시야, 고화질 영상과 찰떡궁합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한 시퀀스를 위해서라도 이왕이면 아이맥스, 가능하다면 극장에서 보시라고 꼭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영화를 보면서 과거 이소룡이나 성룡과 같은 액션스타의 아우라를 가진 배우는 현시점에서 톰 크루즈 밖에 없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영화 속 이단 헌트의 곡예수준의 기행(...)들을 관객들이 서슴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도 CG나 대역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몸을 던지는 톰 크루즈의 열정이 아니라면 설명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미션 임파서블은 톰 크루즈가 아니면 불가능하다는 생각은 후속편이 나올 때마다 더욱 확고해지는 것 같습니다.

 칭찬받아 마땅한 액션 시퀀스들과 별개로 영화의 내용 자체는 상대적으로 아쉬움이 남습니다. 시리즈 자체가 초창기부터 액션을 위해 내용을 짜왔기 때문에 지금까지 일관된 완성도를 유지해온 것, 자체가 신기하긴 합니다. 이번 폴아웃 역시 오락물로써 각본의 만듦새는 크게 부족하진 않습니다. 다만, 빌런의 정체가 중요한 내용임에도 영화 초반에 그 정체를 너무 대놓고 암시한다는 점은 후반부를 다소 맥빠지게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전이 바보가 아니라면 너무나 쉽게 눈치챌 수 있기 때문에 게을러 보일 정도 입니다.) 결과적으로 무력만 앞세우는 진보스보다 전편의 빌런이었던 솔로몬 레인이 더 돋보입니다. 이번 영화의 주제 자체도 이단 헌트를 정신적으로 시험에 들게 만드는 레인의 사상과 밀접하기 때문에 그의 존재감은 어쩌면 전편 이상으로 빛납니다.

 매 편 독립성을 유지해왔던 전통을 깬 점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로서 오히려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전편, 로그네이션의 주요 인물을 대다수 불러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영화는 전작들보다 훨씬 이단-중심적으로 느껴집니다. 시리즈의 시그니처라고 볼 수 있는 하이스트씬이 부재한 점이 꽤 치명적입니다. 물론 팀플레이는 존재합니다만, 하이스트씬이 없다보니 팀원들이 빛날 장면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3편부터 팀플레이의 존재감을 서서히 키워나가고 있던터라 더욱 아쉽습니다. (조연 캐릭터의 활용도 전작들보다 부족하게 느껴집니다. 특히 로그네이션의 씬스틸러였던 일사의 경우 이번 영화에선 딱히 존재감이 안 느껴집니다.)

 내용면에서 아쉬움이 다소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은 여름 블록버스터물로써 관객들과 시리즈의 팬들이 원하는 바를 충실히 수행해냅니다. 액션면에서는 시리즈 최고작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겠지만, 좋다를 넘어서 재기발랄하게 느껴졌던 고스트 프로토콜의 영광을 재현하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실감나는 액션이 극장에 특화된 영화란 점은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군요. 시리즈 팬이라면 그냥 필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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