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맨 팬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스토리 중 하나인 '엑스맨: 다크 피닉스 사가'는 20세기 폭스사에 의해 두 번이나 영상화되었습니다. 다크 피닉스 사가를 처음으로 영상화했던 '엑스맨: 최후의 전쟁'은 오리지널 트릴로지의 명성에 먹칠을 했던 졸작이었고, 두 번째 영상화 작품인 '엑스맨: 다크 피닉스'는 시리즈 역사상 최악의 흥행을 기록하며 폭스의 엑스맨 유니버스에 사망선고를 내리고 말았습니다. (소수의견이겠지만 전 다크 피닉스를 무척 재밌게 봤습니다. 영화에 대한 리뷰도 언젠가 써보고 싶어요.)

 첫 번째 영화야 처음이니까 변명이라도 가능하지, 두 번째 영화가 실패하면 첫 번째 실패에서 배운게 전혀 없다는 걸 증명하는 꼴밖에 안됩니다. 헐리웃이 자신의 창작물을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말아먹는 꼴을 보고있자니 원작자들의 가슴은 더 심하게 무너졌을겁니다. '엑스맨: 다크 피닉스'의 디지털 다운로드와 블루레이 출시를 앞두고, 원작자[각주:1] 중 한 명인 크리스 클레어몬트가 인사이더(클릭)와 다크 피닉스 사가의 영상화에 대한 소회를 밝혔습니다.  인터뷰를 찬찬히 읽어보니 '엑스맨: 다크 피닉스' 역시 '엑스맨: 최후의 전쟁' 못지 않게 제작 당시 잡음이 많았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원작자의 안타까움이 절절히 느껴지는 흥미로운 기사이니 엑스맨 팬분들이라면 재밌게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아래 번역은 어느정도 의역이 있음을 감안하시고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다크 피닉스 사가'의 작가, 헐리웃의 두 번의 영상화 시도에 대해 입을 열다

트래비스 클라크, 8. 20. 2019

 

 "엑스맨: 다크 피닉스 사가"는 사랑받는 클래식 엑스맨 코믹북 스토리라인들 중 하나지만, 영화판에서는 순탄치 못한 여정을 걸어왔습니다.


 다크 피닉스 사가는 2006년 "엑스맨: 최후의 전쟁"에서 처음으로 영화화되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진 그레이(팜케 얀센)는 자신의 돌연변이 능력을 제어하지 못하고, 악한 매그니토 무리에 합류해 돌연변이 치료제인 '큐어'를 상대로 전쟁을 벌입니다. 올해 개봉한 "엑스맨: 다크 피닉스"는 새로운 배우-소피 터너-와 감독이 우주적 존재인 "피닉스 포스"에 더 집중하며 전작과는 다른 시도를 선보였습니다.


 두 번의 시도 모두 도전에 직면해야 했습니다.


 이 유명한 원작 만화를 아티스트, 존 번과 함께 창작한 코믹북 작가, 크리스 클레어몬트는 "엑스맨: 다크 피닉스"의 디지털 다운로드 개시(9월 3일)와 블루레이 발매(9월 17일)를 앞두고 가진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두 번의 영상화에서 가장 큰 도전은 영화와 달리 코믹스가 계속 이어지는 매체라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엑스맨 오리지널 트릴로즈 삼부작 중 최종장인 "엑스맨: 최후의 전쟁"은 박스 오피스에서는 흥했지만, 비평적으로는 실패작이었습니다. 6월에 개봉했던 "엑스맨: 다크 피닉스"는 비평과 흥행 모든 면에서 폭망이었습니다(...) "엑스맨: 다크 피닉스"는 (마케팅 비용을 제외하고) 2억 달러의 예산으로 만들어져 전세계적으로 2억 5,200만 달러 수익을 거두는데 그쳤습니다.


 다크 피닉스 사가는 197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언캐니 엑스맨" 시리즈에서 열 두 편이 넘는 분량에 걸쳐 그려졌고, 이 장대한 이야기를 2시간 짜리의 한 편 영화에 담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데드라인의 기사에 따르면 6월 개봉했던 "엑스맨: 다크 피닉스"는 원래 두 편의 영화로 기획되었지만, 20세기 폭스사가 이러한 계획을 취소시키면서 -오랫동안 폭스의 엑스맨 프랜차이즈에서 제작자이자 각본가로서 활동한-각본가이자 감독이었던 사이몬 킨버그는 수정된 기획에 맞춰 각본을 재집필해야 했습니다.


 "사이몬은 다크 피닉스 사가를 두 편의 영화로 만들고 싶어했어요. 첫 편에서 관객들이 진과 사랑에 빠지게 만든 다음, 두 번째 영화에선 가슴아픈 이별을 다룰 예정이었습니다. 갑자기 그걸 1시간 50분짜리 한 편에 다 담으려니 어려울 수 밖에요. 이름을 밝힐 수 없는 회사들[각주:2]의 외부적인 개입이 많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이몬은 꽤 잘 해냈습니다." 


 현 시점에서 20세기 폭스사를 소유한 디즈니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된 비즈니스 인사이더의 코멘트 요청에 불응했습니다.


 제작과 관련해 여러 문제점이 발생한 것과 별개로 클레어몬트는 "엑스맨: 다크 피닉스"에 대해 여전히 호감을 갖고있었습니다.


 "원작의 공동창작자로서, 또 동료직원으로서 저는 사이몬이 완전히 통제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도 가능한 최고의 작업물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합니다. 엑스맨: 다크 피닉스는 좋은 영화였어요. '엑스맨: 최후의 전쟁'보단 훨씬 나은 작품이죠."


 "엑스맨 2"는 마지막 장면에서 다크 피닉스 스토리라인에 대한 암시를 남기며 끝났습니다. 영화가 개봉한 뒤 클레어몬트는 브라이언 싱어 감독에게 다크 피닉스 사가를 어떻게 두 편 내에 담을 것인지 물어보았다고 합니다.


 2000년에 개봉했던 "엑스맨"에 이어 "엑스맨 2"까지 연출을 맡았던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다크 피닉스 사가를 결국 다루지 못한채 2006년 워너 브라더스사로부터 "슈퍼맨 리턴즈"의 감독직을 제안받고 엑스맨 프랜차이즈를 떠나게 됩니다.


 클레어몬트는 싱어의 프로젝트 하차에 대해 브라이언 싱어와 20세기 폭스사 사이의 기나긴 협상에 원인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두 당사자 모두 협상할 준비가 되어있지 못했다고 합니다.


 "싱어 감독은 워너 브라더스로부터 -20세기 폭스사보다-더 좋은 제안을 받았어요. 슈퍼맨은 싱어 감독이 오랫동안 염원해왔던 프로젝트기도 했구요. 둘 사이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일이 이상하게 흘러갔습니다. "엑스맨: 최후의 전쟁"은 두 명의 감독을 갈아치운 다음에야-브라이언 싱어와 매튜 본[각주:3]- 비로소 감독-브랫 레트너-을 찾을 수 있었죠. 브랫 레트너 감독은 그 영화를 성급하게 찍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사이몬[각주:4]과 다른 작가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도 브라이언 싱어, 20세기 폭스/디즈니사 누구도 코멘트 요청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클레어몬트가 자기 나름대로 후회하는 일도 있습니다. 클레어몬트에 따르면 팜케 얀센이 그에게 다크 피닉스 영화의 각본을 써달라고 요청했던 적이 있다고 합니다.


 "제가 그 기회를 놓쳤죠. 제가 마블에서 간부로 재직하던 당시에 얀센씨가 제게 그런 요청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얼마지나지 않아 저는 그 직위에서 내려왔고, 모든 상황이 변했습니다. 하지만 헐리웃에선 자주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의 대표작이 이미 두번이나 영상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클레어몬트는 여전히 또다른 영상화를 기대하고 있다. - 이왕이면 다른 포맷을 통해서 말이다.


 "저는 다크 피닉스 사가가 TV 미니시리즈로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기술 발전으로 인해 TV도 영화와 동등한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미니시리즈는 관객들이 진 그레이란 캐릭터와 사랑에 빠질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들일 수 있습니다. 제대로 만든다면 관객들의 손에서 땀을 쥐게하는 서스펜스도 구현할 수 있을거구요. 작가입장에서 저는 다크 피닉스 사가를 제대로 구현할 여러가지 방법을 생각해낼 수 있긴 하지만, 제가 의사결정권자가 아니니 어쩔 수 있나요."


  1. 크리스 클레어몬트와 존 번. 존 번은 스토리 뿐만 아니라 작화까지 담당했습니다. [본문으로]
  2. 정황상 20세기 폭스사와 디즈니사일 수 밖에 없습니다. [본문으로]
  3. 브라이언 싱어의 하차 이후 매튜 본이 싱어의 후임으로 들어오지만, 폭스사와의 갈등으로 프로젝트에서 하차합니다. 매튜 본 감독은 2011년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로 다시 엑스맨 프랜차이즈에 돌아오게 됩니다. [본문으로]
  4. 사이몬 킨버그는 "엑스맨: 최후의 전쟁"의 각본에도 참여했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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