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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7.25 [BIFAN] 제2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후기

출구는 없다 Rupture

스티븐 셰인버그 감독 / 누미 라파스 주연

 온전히 누미 라파스때문에 보러간 영화였는데 이번 영화제에서 본 영화들중 제일 재미없었습니다. 의문의 조직에 납치된 한 여자의 고군분투를 그린 스릴러극입니다. 중반부 갑자기 등장하는 SF요소와 후반부 조직의 정체가 그다지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습니다. 조직의 정체와 함께 이들이 일반인을 납치하는 이유에 충분한 당위성이 있어야 했는데 이 부분에서 실패한 것 같습니다. 장르영화인데 장르적 쾌감은 절대적으로 부족할 뿐더러, 내용적 부실함까지 배가 되어 여러모로 엉망이었습니다. 클라이맥스에서 맥없이 이어지는 결말부분도 불필요하게 느껴졌구요. 누미 라파스의 연기빼곤 정말 아무것도 볼 것이 없더군요. 



네온 데몬 The Neon Demon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 / 엘르 패닝 주연

 감각적인 예고편과 호기심을 일으키는 시놉시스 때문에 이번 영화제에서 제일 기대했던 작품. 드라이브와 온리 갓 포기브스로 화제와 논란을 동시에 불러왔던 감독답게, 이번 영화 역시 호불호가 극심하게 갈리는 편입니다. 모델을 꿈꾸며 LA로 입성한 16살 소녀, 제시의 여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현대사회 속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을 호러장르와 결합시켜서 접근했다는 점이 무척 참신했습니다. 영상미 위주로 전개되다보니 호러영화의 빠른 속도감을 기대하셨던 분들은 실망하실수도 있습니다. 엘르 패닝, 제나 말론, 애비 리 등 할리웃의 새롭게 떠오르는 여성 유망주들의 연기대결을 보는 것도 재미. 자세한 리뷰는 개별 리뷰(클릭)로 대체합니다.



미드나잇 스폐셜 Midnight Special

제프 니콜스 감독 / 마이클 섀넌, 제이든 리버허 주연

 테이크 쉘터와 머드로 순식간에 차세대 명감독으로 떠오른 제프 니콜스 감독의 신작. 우리나라에서는 블루레이로 직행한 작품이라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이번 부천국제영화제밖에 없더군요. 전작 머드가 느릿느릿한 진행때문에 조금 지루했었는데, 이번 영화는 초반부터 흥미진진하게 진행되서 좋았습니다. 요즘 SF영화와 달리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전개가 일품. 임팩트가 크진 않지만, 환상특급이나 스필버그풍 SF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것이 올드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작품이 아닌가 싶네요. 세인트 빈센트로 좋은 인상을 남겼던 아역배우, 제이든 리버허가 이번 영화에서도 좋은 연기를 펼칩니다. 미래가 기대되는 배우.



맨 인 더 다크 Don't Breathe

페데 알바레즈 감독 / 제인 레비, 스티븐 랭 주연

 이블 데드 리메이크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페데 알바레즈 감독의 3년만의 신작. 빈집털이범 일당이 퇴직 군인출신 맹인의 집을 털다가 집주인의 엄청난 비밀과 맞닥뜨리게 된다는 내용. 이번 부천국제영화제에서 제일 재밌게 본 작품이었습니다. 스티븐 랭의 차분하면서도 묵직한 연기가 굉장히 압도적.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과 적은 등장인물 수에도 불구하고, 이 둘을 굉장히 효율적으로 활용했습니다. 근래 보기힘든 똑똑한 호러/스릴러 영화로 초반부터 결말까지 시종일관 관객들이 긴장을 풀지 못하게 하는 '힘'을 가진 영화입니다. 정통 호러영화의 분위기가 느껴지면서도 클리셰를 답습하지 않은 점도 칭찬해주고 싶구요. 올 가을 국내 정식 개봉될 예정인데, 입소문만 잘타면 흥행도 노려볼 수 있지 않나싶네요. 감독의 차기작이 무척 기대됩니다.



영화제는 처음 참여해봤는데, 기존 극장에서 보기힘든 영화들을 한꺼번에 많이 볼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맨 인 더 다크같은 상업영화부터 네온 데몬같은 예술영화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영화를 상영해줘서

장르팬들에게 사랑받는 영화제가 아닌가 싶더군요. 장르팬뿐만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이러한 영화들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영화계의 다양성 증진에도 의의가 있었던 것 같구요.

올해는 영미권 영화만 보게되었는데 내년에는 좀더 다양한 국적의 영화들에 도전해볼까 합니다. 


더운 여름 영화제 준비하느라 고생한 자원봉사자분들께도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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