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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8.17 [Open Letter] 왜 남자들이 저보다 돈을 많이 받아야하죠?

 4년전 글래머 매거진에 게재된 배우, 주디 그리어(Judy Greer)의 오픈레터를 번역해보았습니다. 헐리웃의 성차별, 임금격차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글입니다. 미투 운동과 함께 헐리웃도 성평등 문제에 대해 신경쓰고 있긴하지만, 4년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변한건 없다는 점에서 여전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글입니다. 오역, 의역이 있음을 염두에 두시고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왜 남자들이 저보다 돈을 많이 받아야하죠?


 전 운좋은 여배우입니다. 완벽한 그녀에게 딱 한가지 없는 것(13 Going on 30), 27번의 결혼 리허설(27 Dresses)부터 TV쇼, 메리드(Married)에 이르기까지 저는 주기적으로 일해왔습니다. 만족스러운 커리어를 쌓아올 수 있었기에 저는 행복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궁금합니다: 내가 남자인 평행세계에서 지금과 똑같이 일한다면 내가 좀 더 성공하진 않았을까? 좀 덜 치열하게 살아도 되지 않았을까? 탄수화물을 먹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네, 공상이 맞습니다.) 지난 몇달간 한 가지 확실해진 게 있습니다: 제가 만약 남자였다면 전 돈을 더 벌 수 있었을거예요. 영화와 TV에 나와서 돈 버는 여배우들에게 공감하지 못하는 분들도 있을거란 걸 압니다. 하지만, 이름과 직업을 떼놓고 보면 2015년 현재 헐리웃 뿐만 아니라 모든 곳에서 여성들은 남성들과 똑같은 일을 하고도 여전히 더 적은 임금을 받고 있습니다. 당신이 어디 살고 무엇을 하던지간에 말입니다, 말도 안되는 일이예요.


 친구들과 나눈 대화에서 (네, 점잖은 가쉽이죠.) 저는 해가 갈 수록 제가 함께 일 하는 남자배우들보다 더 적은 임금을 받고있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저와 같은 감독들과 일했고, 저와 비슷한 종류의 드라마들에 출연하며 일해온 남자 배우들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더 높은 비중의 역할들을 따내고, 더 많은 돈을 받는걸 봐왔습니다. 전 언제나 제 커리어와 임금도 그들것처럼 성장하길 바래왔어요. 하지만 그렇게 되는 대신 임금격차만 계속 커져갔습니다. 한가지 큰 이유는 여성으로서 제가 맡는 역할들은 보통 더 작고, 이는 극복하기 어려운 점이란 것입니다. 이 문제는 업계 전반에 걸쳐있습니다.-샌 디에고 주립 대학의 TV, 영화 속 여성 연구 센터에 따르면 2014년 최고의 수익을 거둔 영화들 속 여성 역할들 중 고작 12%만 '주연'급으로 취급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여배우들에게 이렇게 선택권이 거의 없는 상황속에서 여성이 고임금을 위해 협상할 수 있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제 매니저는 절망스럽게도 스튜디오가 언제나 -누군가를 대신해-일하고 싶어하는 다른 여배우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소니 해킹 스캔들로 인해 드러난 임금관련 서류들은 여성 주연배우들-제니퍼 로렌스나 에이미 아담스같은 거물급 무비 스타들[각주:1]-조차 여전히 공동주연 남배우들보다 적은 개런티를 받고 있음을 증명해주었습니다. 여자배우들이 동등한 임금을 받기 위해서는 도대체 얼마나 많이 오스카 후보에 오르고, 10억 달러 수익의 프랜차이즈 영화들을 만들어야 하나요?


 한편, (샌 디에고 주립 대학의 TV, 영화 속 여성 연구 센터의) 동일 연구에 따르면 2014년 여배우들의 역할 중 58%는 아내나 어머니같은 역할이었다고 합니다. (남자들이 남편이나 아버지 역할을 한건 31%에 불과했습니다.) 물론 이런 역할들도 깊이 있는 역할이 될 수 있긴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을 뿐이죠. 대부분은 소리지르는 네 아이를 가진 바가지나 긁는 주부에다 하는 일이라곤 저녁을 만들거나 남편의 잃어버리는 세금 서류나 찾는 역할들이예요. 여자들이 그것보단 더 나은 존재라고 생각하는 제가 정상이 아닌 걸까요? 최근에 제가 정말 좋아하는 역할이지만 개런티를 크게 삭감받은 적이 있어요. 똑똑하면서 재밌는 캐릭터이고 하이힐도 신지 않죠. 매일 일하러 가서 남편 캐릭터에게 게으른 인간아, 네 망할 열쇠는 네가 직접 찾아라고 말하는건 신선한 경험이었어요. 이보다 더 행복할 순 없어요. 하지만, 확실한 건 올해 새 차를 사긴 글렀다는 겁니다.


 가끔 저는 더 원한다고 말하지 못하는 제게 화가 납니다. 그런점에서 전 샤를리즈 테론이 존경스럽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테론은 헌츠맨 영화에 출연하며 공동주연하는 남배우[각주:2]보다 자신의 개런티가 적다는걸 알고선 천만 달러 개런티 인상 협상을 했다고 해요. 그게 여배우들-그리고 동등임금을 원하는 모든 여성들-이 해야할 일입니다. 나서지 않는다면 고용주들에게 OK하고 현상황을 유지할 뿐입니다. 지난 2월 소니픽쳐스의 CEO, 에이미 파스칼은 "사람들이 더 적은 돈을 받고도 일하길 원하기 때문에 더 적은 돈을 준다."라고 말했습니다. "고마운줄 모르는 여성들은... 떠나면 된다." 하지만 그건 제게 비현실적으로 보입니다. 저는 연기자입니다. 저도 어떻게든 살아가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고, 여전히 기름이나 음식도 사고, 가끔씩 거창한 식사 한 기도 먹고 싶어요. 물론 제대로 돈을 안주는 일은 거절하고, 완벽한 프로젝트가 찾아오길 기다렸다가 그런 일을 잡은 다음 경제적으로 비평적으로 성공하길 바라고 기도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렇게 하려면 결국 더 적게 일하고, 적게 벌고, 제 통제 밖의 결과를 기다려야 합니다. 그게 어떻게 선택이 될 수 있습니까?


 지금까지 저는 목소리를 내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자라면서 돈문제는 절대 논하지 말라고 배웠고, 살면서 한 번도 임금 인상을 요구한 적이 없습니다. "까다로운" 사람으로 여겨질까봐 무서웠습니다. 그런 두려움을 가진 여성이 저 혼자일거라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몇년 전 저는 운좋게 한 놀라운 아이-지금은 18살 숙녀가 되었어요-의 양어머니가 되었고, 저는 제 딸에게 본보기가 되고 싶습니다. 제 딸이 무슨 직업을 갖든 저는 제 딸의 노력과 수고가 다른 사람들의 노력과 수고만큼 가치있다 여겨지길 바래요. 그래서 이제는 저도 동등임금에 대해 말할 때가 됐습니다. 저 혼자서 임금격차 문제를 단번에 고칠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이렇게 함으로써 제 딸의 시야를 넓혀줄 순 있겠죠. 제 딸에게 (임금문제에 관해) 협상하고, 질문도 던지고, 너 자신을 위해 나서라고 격려할 수 있고, 저 자신에게도 그렇게 하라고 상기시킬 수 있을겁니다. 그리고 할리웃에서 저는 여성을 소중하게 여기는 더 많은 -고예산- 영화와 드라마들을 위해 싸워나갈 것입니다. 여성은 남성의 뽐내기용 장식물 이상의 존재입니다. 저희들처럼 여러 모습을 가졌지만 흠도 있는 존재이고, 엉덩이를 걷어차주는 멋진 존재죠.


 네, 그리고 자신의 일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는 존재기도 합니다.

  1. 아메리칸 허슬 당시 주연급이었던 에이미 아담스와 조연으로 나온 제니퍼 로렌스 각각 함께 출연한 크리스찬 베일, 브래들리 쿠퍼보다 훨씬 적은 개런티를 받았던 것이 소니 이메일 해킹으로 드러남. [본문으로]
  2. 크리스 햄스워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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