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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12.27 [Review] 아쿠아맨(Aquaman, 2018)

 대중문화에서 조롱의 대상이었던 캐릭터가 영화판에서도 하필이면 디씨의 바닥을 찍었던 저스티스 리그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바람에 아쿠아맨 솔로 영화에 대한 기대치는 매우 낮았습니다. 저스티스 리그에서도 호쾌한 기합 소리를 빼면 그다지 기억에 남을만한 활약도 없었고, 저 역시도 예고편 공개전까지 이 영화에 대해 반신반의했습니다.

 공개된 결과물은 기대 이상입니다. 주인공의 여정을 따라가며 관객들에게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게임식 구조를 취해서 익숙하지 않은 아쿠아맨의 세계관을 소개하고, 서사를 진행시킨 점은 어드벤처물을 표방한 영화에 신의 한수가 됐다 봅니다. 주인공이 퀘스트를 깰 때마다 새로운 액션이 등장하고 시퀀스가 넘어가다보면 나도 모르게 아쿠아맨의 세계에 흠뻑 빠져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특징상 '극장'이라는 거대한 스크린, 뛰어난 사운드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매력이 반감되기 때문에 아쿠아맨은 더더욱 극장관람을 놓쳐선 안 될 영화입니다.

 정형화된 영웅담의 기본적인 서사구조를 따르고 있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쉴새 없이 몰아치는 액션을 소화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봅니다. 영화는 익숙한 내용과 유치한 대사, 평면적인 캐릭터까지 최악의 영화가 될 수 있는 삼박자를 두루 갖추고 있지만, 괜히 어줍짢게 묵직한 메시지나 캐릭터 드라마를 구축하려고 무리수를 두지 않습니다. 다크나이트 삼부작부터 시작되었던 디씨의 진지병을 비웃기라도 하듯 영화는 자신의 유치함을 서슴없이 드러내며, 오히려 뻔뻔하고 당당한 태도를 유지합니다. 이 뻔뻔하고 당당한 태도야말로 이 영화의 매력 포인트입니다. 다른 디씨, 마블 영화들과의 차별점 역시 여기서 발생하며, 앞으로도 이 고유한 매력을 어떻게 유지하느냐에 따라 아쿠아맨 시리즈의 장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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