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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2.20 [Review] 주토피아(Zootopia, 2016)

 기대하고 있었던 디즈니의 신작, 주토피아를 보고왔습니다. 육식, 초식에 상관없이 모든 동물들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주토피아라는 가상공간에서 펼쳐지는 버디물인데요, 동물을 사람에 빗댄 수인물답게 풍자의 재미가 뛰어납니다. 제작국가인 미국의 현실을 정말 절묘하고 재치있게 잘 그려냈어요. 백인-흑인간의 인종갈등과 더불어 이제는 히스패닉과 아시안 등 정말 다양한 인종간 문제로 골치를 썩고 있는 미국의 현실을 생각해본다면, 주토피아는 미국정부가 아예 대놓고 지원사격해준 영화가 아닐까 싶을정도로 어느 디즈니 애니메이션보다 메시지성이 강한 영화입니다. 주인공 토끼, 주디는 사자, 호랑이, 코끼리 등이 지배하고있는 경찰세계에 편입되고 싶어하는 소수자이고, 공동주연 닉 역시 여우에 대한 동물들의 편견에 갇혀 살아가는 동물(...)입니다. 현실의 인종차별이 영화에서는 동물 종간차별로 표현되는데 영화는 상반된 입장의 두 종류의 주인공이 서로간 박혀있던 고정관념과 편견을 극복해나가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내용은 버디물+가벼운 범죄물인데 내용상 주내용에 해당하는 범죄물 내용이 최근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실사영화에서 주로 사용되었던 반전 클리셰에 사로잡혀서 상당히 아쉽습니다. 내용전개에 있어서 지나치게 운과 우연에 기대는 점이 많구요. 결국 촛점은 자연스레 두 주인공간의 사랑인지 우정인지 분간하기 힘든 버디물로 옮겨지게되는데, 두 주인공간의 관계 묘사도 짧은 시간내에 서로에 대한 애정이 싹트는 기존 디즈니 애니메이션들과 별 다를 바 없기에 신선한 매력을 찾기 힘듭니다. 메시지성이 강한 것과는 별개로 감정적 울림은 주먹왕 랄프나 겨울왕국보다 약해요. 하지만 새로운 전성기를 맞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명성에 흠이 갈 정도는 아닙니다. 앞서 언급했듯 현 미국사회에서 가장 화두인 인종간 갈등을 남녀노소 상관없이 공감할 수 있게 잘 풀어낸 것만으로 충분히 칭찬받을만하고, 미국뿐만 아니라 점차 다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전세계 추세를 미루어봐도 주토피아에서 보여준 디즈니의 선택은 칭찬받을만한 대담한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인종문제가 비교적 적은 우리나라 사람들도 분명히 이 영화를 보고 반성할만한 부분이 있을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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